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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땅에는 푸른 움이 돋아났다''...25일 故백남기 농민 5주기 추모 미사·추모제 거행

노진표 | 2021/09/29 08:19

(광주가톨릭평화방송) 노진표 기자 = 생명 평화 일꾼 故백남기(임마누엘)농민의 5주기 추모미사가 오늘(25일)오전 11시 광주시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거행됐습니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가톨릭농민회, 가톨릭공동선연대가 공동으로 마련하고 천주교광주대교구에서 농민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김양수 신부가 주례한 이날 추모미사에는 故백남기 농민의 부인인 박경숙(율리아나)씨와 사제, 신자 등 모두 40여명이 참례했습니다.
 
故백남기(임마누엘)농민의 5주기 추모미사가 천주교광주대교구에서 농민사목을 담당하고 있는 김양수 신부 주례로 25일 광주시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거행됐다.

김 신부는 강론에서 “추석명절 기간 동안 차례와 성묘를 통해 선조들을 기억하였던 것처럼 5년 전 국가폭력으로 인해 희생된 백남기 농민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신부는 이어 “백남기 농민을 절대 잊지 못할 형제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에 치여 잊고 지냈던 날들이 많았을 것”이라며 “오늘이라도 그분의 정신을 떠올리며 기도하시는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 신부는 “얼마 전에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14개국 화폐에 새겨진 인물을 탐구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며 “화폐에 새겨진 이들을 대부분 탄압과 침락, 독재에 맞서 역경을 이겨낸 투사들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근대사를 되돌아보면 어느 나라 못지않게 차별과 탄압, 폭정에 맞서 싸운 사람들이 많다”며 “10만원권 화폐에 故이한열 열사나 故백남기 농민이 새겨진다면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신부는 또 “백남기 농민의 2,3주기 미사에도 함께해왔지만 그때마다 추모사를 들어본다면 바뀐 것이 없는 농촌의 현실과 농민의 어려움 때문에 고인에게 미안함을 가진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며 “백남기 농민으로 변화된 본인의 삶을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농민들이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김 신부는 "우리가 기억하는 백남기 농민의 아름다운 삶을 통해 우리의 삶의 아름다음울 일깨워나갔으면 한다“며 “백남기 농민 6주기에는 다른 삶을 살고 기쁜 소식 가지고 추모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미사를 마친 뒤에는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가 준비한 5주기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김영호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촛불혁명정부를 자처한 문재인 정부는 농민들의 염원을 담은 촛불정신을 잊고 있는지 농민들이 실망하고 있다"며 “촛불혁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100년을 타오르면서 민중들이 외쳤던 염원대로 타오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이사장은 이어 “기념사헙회는 백남기 농민의 정신을 이어받아 현장 속에서 그 정신을 일깨우고 함께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진보연대 문경식 상임공동의장은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신지 5년이 된 지금도 백남기 농민이 꿈꾸던 대동세상은 너무나도 먼 이야기”라며 “모두가 함께 사는 대동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박흥식 전국농민총연맹 의장은 “망월동 묘역을 오면 마음이 숙연해지고 무엇을 향해 살고 있는지를 고민하게 된다”며 “이 땅의 자주와 민주화를 위해 백남기 농민이 꿈꾸던 세상이 그렇게 큰 욕심이었는지를 자문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중의 마음이 향하는 대로 나아가는 세상이야말로 백남기 농민을 비롯한 많은 열사들이 바라보았던 시선의 종착점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가톨릭농민회 정한길 회장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며 “대선을 앞두고 있는데 여야를 막론하고 농업 이야기는 아무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백남기 농민이 꿈꿨던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다시 한번 정리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유가족을 대표해 인사에 나선 故백남기 농민의 큰딸 백도라지씨는 "아버지가 떠나신지 5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오면 올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것 같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에도 전국 각지에서 많은 분들이 아버지를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故백남기 농민 5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추모객들이 故백남기 농민의 묘소에 헌화하고 있다

오늘 열린 추모제에는 전국 단위 농민단체 대표들을 비롯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와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국회의원, 민형배 의원, 윤영덕 의원, 임종성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등이 참석해 백남기 농민의 정신을 기렸습니다.
 
한편 故백남기(임마누엘)농민은 지난 2015년 11월 14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하던 중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의식을 잃고 서울대병원에서 317일 동안 사투를 벌이다 2016년 9월 25일 선종했습니다.
 
그의 죽음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함께 전국적으로 천만 촛불을 밝히는 불쏘시개가 돼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저작권자(c)광주가톨릭평화방송,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작성일 : 2021-09-25 13:14:43     최종수정일 : 2021-09-29 08: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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